더보다 하자 리포트 #7
샷시 교체, 하루 만에 끝나는 게 좋기만 할까요? — 탈거 후 개구부 이야기
2026.06.13

샷시 교체, 요즘은 하루 만에 끝나는 곳이 많습니다. 그런데 떼어낸 자리, 그러니까 새 창이 앉을 개구부 상태를 확인하고 다나요? 빗물은 대부분 창이 아니라 그 주변으로 들어옵니다.
창호 교체는 '창만 바꾸는 일'이 아닙니다
샷시(창호) 교체라고 하면 새 창의 브랜드나 유리 사양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보면 그만큼 중요한 것이 따로 있습니다. 기존 창을 떼어낸 자리, 즉 창이 앉는 콘크리트 개구부의 상태입니다. 이 부분은 수십 년 동안 창틀과 마감재에 가려져 있다가 탈거하는 순간에만 드러납니다. 균열이 가 있는지, 모서리가 부서져 있는지, 물이 들어왔던 흔적이 있는지 — 확인하고 보수할 수 있는 기회가 사실상 이때뿐입니다.
떼어내 보면, 이런 상태가 나옵니다
저희가 노후 빌라 리모델링을 진행하며 창호를 직접 탈거했던 현장입니다. 창 상부 마감을 걷어내자 안쪽의 낡은 인방(창 위를 받치는 부재)과 틈이 그대로 드러났고, 창 모서리에서는 사춤(창틀과 벽 사이를 채우는 몰탈) 틈을 따라 짙은 오염과 물이 지나간 흔적이 확인됐습니다. 겉에서 보면 멀쩡한 창이었는데, 열어 보니 주변은 이미 물이 드나들던 길이 나 있던 셈입니다. 구축 건물일수록 이런 상태가 흔하고, 현장마다 정도가 다릅니다.
보수 없이 새 창을 달면, 누수는 주변으로 돌아옵니다
빗물은 창 자체를 뚫고 들어오는 경우보다, 창과 벽 사이의 균열·사춤 틈·코킹 끊긴 곳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다른 구축 아파트 현장에서는 발코니 창 옆 기둥 모서리를 따라 수직 균열이 길게 내려가 있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개구부와 주변 벽의 균열·파손을 그대로 둔 채 새 창을 앉히면, 새 창은 멀쩡한데 그 주변으로 물이 도는 구조가 됩니다. 공식 기준도 같은 방향입니다. 콘크리트 균열은 폭 0.3mm 이상이면 보수가 필요한 하자로 보고, 결로수가 아닌 물이 새는 누수는 그 자체로 하자로 판정합니다. 하루 만에 끝나는 빠른 시공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일정에 맞추다 보면 '탈거 후 개구부를 확인하고 보수하는 단계'가 생략되기 쉽고, 그 결과는 몇 달 뒤 장마철에 누수로 나타나곤 합니다.
교체 전에 이 세 가지만 물어보세요
샷시 교체를 계획하신다면 계약 전에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첫째, "탈거 후 개구부 상태를 사진으로 남겨서 보여주시나요?" 둘째, "균열이나 파손이 있으면 보수·방수 처리를 하고 설치하나요, 비용은 어떻게 되나요?" 셋째, "창틀과 벽 사이 사춤과 외부 코킹은 어떻게 마감하나요?" 이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하는 업체라면 신뢰할 만합니다. 물론 모든 1일 시공이 부실한 것은 아니고, 개구부 상태는 떼어 봐야 알 수 있어 현장마다 다릅니다. 다만 보이지 않는 단계일수록 기록을 요청하는 것, 그것이 소비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점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