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보다 하자 바로보기 #27

겉은 마른 벽인데, 숫자는 다르게 나옵니다 — 함수율 측정

2026.09.14

겉으로는 깨끗한 벽·천장 모서리입니다. 함수율계를 대자 측정 범위를 넘는 값이 나왔습니다. 계측기 상표는 가렸습니다. (현장 사진)
겉으로는 깨끗한 벽·천장 모서리입니다. 함수율계를 대자 측정 범위를 넘는 값이 나왔습니다. 계측기 상표는 가렸습니다. (현장 사진)

벽은 멀쩡해 보이는데, 자꾸 눅눅한 느낌이 듭니다. 확인할 방법이 있을까요?

눈에 보일 때는 이미 한참 지난 뒤입니다

얼룩이나 곰팡이가 눈에 띄면 그때부터 문제가 시작된 것 같지만, 실은 그 반대입니다. 마감지 뒤가 젖어 있어도 표면까지 배어 나오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그사이 벽 속에서는 이미 물이 오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벽에 계측기를 댑니다

함수율계는 표면에 대고 그 안쪽에 수분이 얼마나 있는지를 읽습니다. 벽을 뜯지 않고도 마른 벽과 젖은 벽이 숫자로 갈립니다. 손으로 만져서는 구분이 안 되는 차이가 화면에는 그대로 나옵니다.

숫자 하나만 보고 판정하지는 않습니다

계측기마다 눈금이 다르고, 마감재가 무엇이냐에 따라서도 값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몇 이상이면 하자'라는 식으로 절대값만 두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같은 집 안에서 확실히 마른 자리를 먼저 재어 기준을 잡고, 의심되는 자리와 견줍니다. 한 집 안에서 자리마다 값이 크게 갈리면 그 차이 자체가 신호입니다.

어디를 재는지가 절반입니다

아무 데나 대 본다고 나오지 않습니다. 외벽에 면한 벽체와 발코니 확장부, 창틀 아래와 옆 모서리, 천장과 벽이 만나는 모서리, 그리고 균열이 지나가는 자리의 양옆을 봅니다. 물이 들어올 만한 통로 주변이 먼저입니다.

가느다란 금도 젖었으면 성격이 달라집니다

폭이 좁은 금은 대개 마감층의 표면 균열로 봅니다. 그런데 그 금 주변에서 수분이 높게 나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밖에서 물이 들어오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굵기의 금이라도 젖어 있느냐 아니냐로 다루는 방식이 갈립니다.

젖어 있다면 그다음은 어디서 들어왔느냐입니다

측정은 '젖었다'까지만 알려 줍니다. 물이 창틀 틈으로 들어왔는지, 외벽 균열을 타고 왔는지, 위층에서 내려왔는지는 별도로 추적해야 합니다. 다만 어디가 얼마나 젖었는지를 숫자로 갖고 시작하면, 엉뚱한 데부터 뜯는 일이 줄어듭니다.

마감은 마른 뒤에 해야 합니다

도배나 도장은 바탕이 마른 상태에서 해야 제대로 붙습니다. 젖은 채로 덮으면 얼마 못 가 다시 뜨거나 곰팡이가 올라옵니다. 보수 공사 전에 함수율을 확인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마르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워 보여도, 다시 하는 것보다는 짧습니다.

표면은 멀쩡해도 마감 뒤가 젖어 있을 수 있습니다. 오른쪽은 우리가 먼저 재는 자리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그림)
표면은 멀쩡해도 마감 뒤가 젖어 있을 수 있습니다. 오른쪽은 우리가 먼저 재는 자리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그림)
가느다란 금이 지나가는 자리입니다. 금 자체는 좁지만 주변 수분이 높게 나왔습니다. 밖과 통해 있다는 신호로 봅니다. (현장 사진)
가느다란 금이 지나가는 자리입니다. 금 자체는 좁지만 주변 수분이 높게 나왔습니다. 밖과 통해 있다는 신호로 봅니다. (현장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