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보다 하자 바로보기 #28

발코니가 젖는다면, 방수면보다 우수관을 먼저 봅니다

2026.09.16

발코니 바닥을 관통하는 우수관입니다. 관 둘레를 몰탈로 메운 자리와, 그 주변 타일이 검게 젖어 번진 자국이 보입니다. (현장 사진)
발코니 바닥을 관통하는 우수관입니다. 관 둘레를 몰탈로 메운 자리와, 그 주변 타일이 검게 젖어 번진 자국이 보입니다. (현장 사진)

발코니 벽이 자꾸 젖습니다. 방수를 다시 해야 할까요?

방수를 다시 했는데 또 젖는 집이 있습니다

발코니가 젖으면 대개 방수를 의심합니다. 그래서 바닥에 방수제를 다시 바르는데, 몇 달 뒤 같은 자리가 또 젖습니다. 방수 시공이 부실해서가 아니라, 애초에 젖는 이유가 방수면에 있지 않았던 경우입니다.

우수관은 세대 바닥을 뚫고 지나갑니다

발코니에 내린 빗물은 배수구로 모여 우수관으로 내려갑니다. 이 관은 각 세대 발코니 바닥을 세로로 관통해 아래층으로 이어집니다. 즉 우리집 발코니 바닥에는 콘크리트를 뚫고 지나가는 구멍이 하나 있는 셈이고, 그 둘레는 나중에 몰탈로 메운 자리입니다.

막히면 그 관통부부터 샙니다

배수구에 낙엽이나 흙, 이물질이 쌓여 물길이 좁아지면 비가 올 때 물이 관 안에서 차오릅니다. 차오른 물은 가장 약한 자리를 찾는데, 그게 관이 슬래브를 지나는 관통부입니다. 그래서 방수면 한복판이 아니라 우수관 주변 바닥부터 젖고, 아래층에서는 그 자리 천장이 젖습니다.

'비 온 날에만'이 결정적인 단서입니다

빗물이 원인이면 젖는 시점이 날씨를 따라갑니다. 비가 온 날과 그 며칠 뒤에만 젖고, 맑은 날이 이어지면 잠잠합니다. 반대로 날씨와 상관없이 계속 젖는다면 빗물이 아니라 다른 물을 봐야 합니다. 며칠만 날짜를 적어 두면 이 구분이 꽤 선명해집니다.

점검할 때 우리는 이렇게 봅니다

먼저 배수구 안이 막혀 있는지, 주변에 물이 고였던 흔적이 있는지를 봅니다. 그다음 관이 바닥을 지나는 자리 둘레가 젖어 있는지, 몰탈로 메운 자리가 갈라지거나 삭았는지를 확인합니다. 눈으로 애매하면 그 주변에 함수율계를 대어 마른 자리와 견줍니다.

순서를 지키면 돈이 덜 듭니다

배수가 막힌 채로 방수만 다시 하면, 물은 여전히 차오르고 같은 자리에서 다시 나옵니다. 배수구를 청소하고 물길을 되살린 뒤, 관통부 둘레를 손보고, 방수 보수는 그다음입니다. 순서가 뒤집히면 공사비를 두 번 씁니다.

혼자 할 수 있는 것과 아닌 것

배수구에 쌓인 낙엽과 흙을 걷어내는 것은 집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관 안쪽이 막혔거나 아래층까지 젖고 있다면 세대 혼자 해결할 일이 아닙니다. 우수관은 여러 세대가 함께 쓰는 설비라, 관리사무소를 통해 어디까지가 공용부인지부터 정리하는 편이 빠릅니다.

우수관이 막히면 물이 차올라 슬래브 관통부부터 새어 나옵니다. 방수면 한복판이 아니라 관 주변부터 젖는 이유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단면 그림)
우수관이 막히면 물이 차올라 슬래브 관통부부터 새어 나옵니다. 방수면 한복판이 아니라 관 주변부터 젖는 이유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단면 그림)
같은 자리의 아래층 천장입니다. 도장이 들떠 벗겨졌고, 함수율계는 측정 범위를 넘는 값을 가리켰습니다. 계측기 상표는 가렸습니다. (현장 사진)
같은 자리의 아래층 천장입니다. 도장이 들떠 벗겨졌고, 함수율계는 측정 범위를 넘는 값을 가리켰습니다. 계측기 상표는 가렸습니다. (현장 사진)